영화 산업
2542호 | 2015년 4월 16일 발행
김미현이 설명하는 영화 산업의 최신 전략
김미현이 쓴 <<영화 산업>>
배급, 영화의 지배자가 되다
영화의 수익은 배급이 결정한다.
광역 개봉과 순차 배급, 그리고
부가 시장이 핵심 전략이다.
2000개 이상의 개봉, 디지털 네트워크의 연동,
출판과 캐릭터 사업의 확대.
모두가 영화의 한계비용은 낮추고
수익은 높이는 배급의 다른 얼굴이다.
“전 세계 영화 시장에 대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지배력은 배급에 그 핵심이 있다. 현대 영화 산업에서 배급은 단순한 중개업이 아니다. 그것은 이제 영화의 투자, 제작, 마케팅, 상영에 이르는 전체 구조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
‘영화의 배급과 유통’, <<영화 산업>>, 31쪽.
영화에서 배급력이 곧 지배력인 까닭은 뭔가?
배급이 투자, 제작, 상영의 가치사슬 한가운데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의 특성이 뭔가?
영화는 사전에 상품 수요의 크기를 예측하기 어렵다. 대작 영화도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 수요의 불확실성이 영화의 상품 특성이다.
불확실성과 배급은 어떤 함수를 그리는가?
수요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제작 규모에 맞게 배급 규모를 조절해야 한다.
배급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는가?
대작 영화가 흔히 취하는 대규모 배급 전략을 보라. 유통 규모가 커지면 한계비용이 체감하고 새로운 수요가 창출돼 경제 효과도 높아진다.
영화에서 한계비용 체감은 어떻게 실현되는가?
영화의 순 제작비, 곧 첫 프린트 제작 비용은 매우 높다. 그러나 상영 프린트 한 벌을 추가로 만드는 비용은 매우 낮다. 프린트를 복제하면 할수록, 그래서 많이 배급하면 할수록 한계비용은 크게 낮아진다. 광역 배급 전략이 단적인 사례다.
광역 배급이 뭔가?
1970년대부터 할리우드가 발전시킨 배급 전략이다. 개봉 첫 주에 스크린을 최대한 확보하여 전국 동시 개봉한 후 흥행 성적에 따라 상영 스크린 수를 증가 또는 감소시키는 방식이다.
어느 정도 규모를 광역 배급이라고 하는가?
2012년 기준으로 미국은 2000곳 이상, 한국은 300곳 이상 동시 개봉을 광역 개봉으로 본다. 미국의 스크린 수는 3만9918개, 한국은 2081개다. 최근에는 기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것이 할리우드의 힘이었나?
그렇다. 할리우드는 스타일, 미학, 장르에서 보편적 수요를 만들어 왔다. 대규모 배급을 통해 수요의 불확실성을 상쇄하고 총수입을 높인 것이다.
최근 이슈는?
전 세계 동시 배급을 내걸고 그 영화가 가장 인기 높은 국가에서 먼저 개봉하는 전략이다. 우리나라에서 촬영한 <어벤져스 2>도 미국보다 한국에서 먼저 개봉한다.
콘텐츠를 활용한 수익 증대 전략은 없는가?
있다. 원소스멀티유스 전략, 창구 효과를 높이기 위한 부가 시장 확장 전략이다. 하나의 영화 콘텐츠로 게임, 출판, 캐릭터와 같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TV, 케이블, 온라인, IPTV에서 순차 유통시켜 추가 이윤을 얻는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어떻게 배급하는가?
가장 먼저 프리미엄 서비스를 IPTV와 온라인 VOD로 제공한다. 프리미엄 서비스는 보통 2∼3개월 정도 지속되는데 작품의 흥행 여부에 따라 유동적이다. 이후 서비스 형태에 변화를 준다. 프로그램당 일정액을 지불해야 하는 서비스인 RVOD, 월정액 서비스인 SVOD, 무료 서비스인 FOD로 전환한다. 이때 가격을 점차 인하한다. 디지털 온라인 시장 매출의 대부분은 서비스 개시 후 6개월 이내에 나오며 그중 3개월간 제공되는 프리미엄 서비스가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이 시장의 최신 이슈는 뭔가?
홀드백 기간의 단축과 압축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창구별로 6개월 이상의 기간은 보장되었으나 점차 그 간격이 좁혀지고 있다. 최근에는 IPTV와 같은 디지털 기반 창구의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극장 개봉 이후 바로 배급하거나 극장과 동시 개봉하는 사례가 잦아진다.
이 책, <<영화 산업>>은 무엇을 말하는 책인가?
영화 기획, 투자, 제작, 상영, 마케팅 과정과 자본 조달, 회계 방식을 설명한다. 영화 산업 정책, 법, 제도 관련 쟁점도 정리했다. 할리우드와 한국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통해 한국 영화 산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가늠해 보았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미현이다. 영화진흥위원회 국제사업부 팀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