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등불≫은 ≪에게르의 별≫과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유명한 헝가리 작가 가르도니 게저가 1894년에 발표한 초기작품으로 소설 속 사건들 상당부분이 작가 본인의 경험이다.
주인공은 공장 노동자인 어머니와 살면서 에게르(Eger)에서 교사 양성 과정을 거쳐 교사가 된 후 시골 사람들을 계몽하고 발전시키는데 힘을 쏟는다. 작가의 계몽주의적 종교관은 주인공이 당시 교회의 지배를 받는 교육기관에서 신의 개념에 반발하고 합리적 인생관으로 균형을 갖춘 분야별 교육을 실현하고자 한다.
또한 이 소설에서 중요한 요소의 하나는 애국심이다. 주인공은 나라가 곤경에 처하자 “온 나라가 불타고 있는 이 순간에 학교에 남아 흐린 불빛 아래서 ABC를 가르치고 있지는 않겠노라”며 전쟁에 나간다. 부상을 당한 채로 돌아오지만 부인은 남편이 전사한 줄 알고 재혼한 상태다. 다시 교사로 일하며 교장 선생의 딸과 결혼을 꿈꾸지만 교회의 교조주의적 해석으로 그 꿈은 좌절된다. 이후 전쟁터에 함께 있었던 한 신부의 도움으로 예외를 인정받게 되어 부상병일 때 돌봄을 받았던 미망인과 결혼 해 그녀의 가족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된다.
200자평
헝가리 역사소설가 가르도니 게저의 초기작으로 유년기의 기억을 반영해 시골 모습을 아름답게 그린 소설이다. 가르도니 자신의 경험이 바탕인 이 소설의 주인공은 헝가리 교육제도가 생긴 이후 당시 교회의 권력에 맞서 합리적 인생관으로 계몽주의적 교육을 실현한다. 1894년에 소설로 발표었고 1973년 영화화되었다.
지은이
가르도니 게저는 1863년 헝가리 벨렌체 호숫가 작은 마을 어가르드에서 태어났다. 16세 아버지를 여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에게르 사범학교에 진학했다. 1882∼1886년까지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1885년 몰나르 마리어와 결혼해 죄르 지역신문사에서 일하게 된다. 교사와 언론인으로 일하던 때 페슈트의 여러 신문에 시와 소설을 발표했다. 1898년 ≪우리 마을≫을 발표하면서 작가로서 평가를 받기 시작한다.
1892년 몰나르와 이혼한 후 1897년 어머니와 함께 에게르로 이주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책에 파묻힌 은둔생활이 시작된다. 구체제가 흔들리는 것을 경험하면서 과거의 값진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그는 시골, 특히 정다운 옛 마을의 모습을 작품에 담아내는 작가다. 일상과 보편적 인간의 가치, 감성적이고 도덕적인 순수하고 맑은 옛 마을 공동체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에게르로 옮긴 이후 헝가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설로 꼽히는 ≪에게르의 별≫, 가르도니 자신의 최고 작품이라고 꼽는 ≪보이지 않는 사람≫ 등을 발표한다.
1910년 헝가리 학술원 교신회원으로 선출되었고, 1922년 세상을 떠났다. 그가 마지막을 보낸 에게르의 집은 현재 가르도니 게저 박물관으로 보존되고, 거리나 극장, 그와 관련된 학교나 집에서 그를 기리는 헝가리인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옮긴이
정방규는 1948년 전라북도 고창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독일의 괴팅겐에서 헝가리 문학과 독문학을 공부했다. 1990년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헝가리 문학에 대해 강의했다. <통일 후 독일 지성인의 심리적 갈등 연구>(1993)와 같은 논문과 ≪사슴≫(1994), ≪방문객≫(1995), ≪토트 씨네≫(2008), ≪에데시 언너≫(2009) ≪등불≫(2010) 등의 번역서가 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등불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나는 ≪국가(Nemzet)≫ 신문에서 작은 공고를 보고 기념으로 간직하려고 그것을 가위로 오려 냈다. 거기에는 폐하께서 내린 조치가 실려 있었고, 내 이름이 거론되어 있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폐하는 마트러셀의 초등학교 선생님 코바치 아고슈톤에게 50년 동안의 훌륭한 업적을 기려 은관 훈장을 수여한다. 은퇴한 황실의 궁정 기자 에밀 라이스 폰 라임부르크에게 여러 해 동안의 훌륭한 업적을 기려 금관 훈장을 수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