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는 3강(三綱), 즉 군위신강(君爲臣綱)·부위자강(父爲子綱)·부위부강(夫爲婦綱)의 모범으로 삼을 만한 중국과 우리나라의 충신·효자·열녀를 각각 35명씩 뽑아 모두 105명의 행적을 소개하고, 그것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효자 편에는 <민손이 홑옷을 입다(閔損單衣)>를 비롯하여 35편이 수록되었는데, 이 가운데 중국 것이 31편이고, 우리나라의 것이 4편이다. 충신 편에는 <용방이 죽음을 무릅쓰고 간하다(龍逢諫死)>를 비롯하여 35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중국 것이 29편이고 우리나라의 것이 6편이다. 열녀 편에는 <백희가 불에 타 죽다(伯姬逮火)>를 비롯하여 35편이 수록되었는데, 이 가운데 중국의 것은 29편이고 우리나라의 것은 6편이다.
비록 중국 인물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기는 하지만, 고려 말부터 조선 후기까지의 인물로 이 책에 수록된 사람들과 함께, 조선시대에 요구되던 인간이 지켜야 할 기본적 윤리와 그들이 높이 평하던 가치를 어느 곳에 두고 있는가를 살필 수 있는 좋은 자료다. 동시에 여기에 수록된 그림은 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또한 후대에 추가된 언해는 국어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인식되고 있다.
200자평
몽매한 백성을 어여삐 여기는 마음으로 엮은 ‘바르게 살기’ 그림책이다. 충신으로, 효자로, 열녀로 본이 되는 이들의 이야기는 조선의 가치를 잘 보여 준다. 또한 세필로 섬세하게 그려 이야기보다 자세한 그림은 보는 재미도 더한다. 최선본으로 꼽히는 성균관대학교 소장 영인본을 대본으로 삼아 완성도를 더했다.
지은이
≪삼강행실도≫의 편찬은 권채가 쓴 <삼강행실도 서>에서 “부제학 신 설순(偰循)에게 명령하여 편찬하는 일을 맡게 했다”는 것을 통해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설순이 중심이 된 집현전 학사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의하면, 대표 편찬자인 설순(?∼1435)은 조선 전기의 문신·학자로 본관은 경주(慶州), 자는 보덕(輔德)이다. 고려 때 귀화한 위구르[Uighur: 회흘(回紇)] 출신 손(遜)의 손자로 장수(長壽)의 아들이다. 1408년(태종 8년) 생원으로 식년문과에 급제, 1420년(세종 2년) 교리, 이듬해 좌사경(左司經), 1425년 시강관을 거쳐 인동 현감이 되었다. 1427년 문과중시에 합격, 이듬해 왕명으로 ≪효행록(孝行錄)≫을 증수했고, 1431년 집현전 부제학으로서 ≪삼강행실도≫를 편수하기 시작, 1434년 완성했으며, 그해 이조우참의가 되어 윤회(尹淮) 등과 함께 ≪통감훈의(通鑑訓義)≫를 저술했고, 동지중추원사에 이르렀다. 여러 분야의 학문에 박학했으며 특히 역사에 뛰어났고, 문장으로도 이름이 높았다.
옮긴이
1957년 경기 남양주에서 출생했다. 국민대학교 한문학과와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부설 한국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민대 강사, 성균관대 강사 등을 거쳐, 중국 우한대학 방문학자, 영국 셰필드대학 방문교수 등을 지냈으며, 현재 경상대학교 인문대학 한문학과 교수로 있다. 논문으로는 박사학위 논문인 <서정한시의 의미 표출 양상에 관한 연구> 외 다수가 있다. 역서로는 ≪시화총림(詩話叢林)≫ 상·하(까치, 1993, 공역), ≪조선부(朝鮮賦)≫(까치, 1994),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1∼10책(소명출판, 2003, 공역), ≪대동운부군옥≫ 11∼20책(민속원, 2007, 공역) 등이 있다. 저서로는 ≪한시(漢詩)와 사계(四季)의 화목(花木)≫(교학사, 1997), ≪남명의 인간관계≫(경인문화사, 1996) 등이 있다.
차례
해설
엮은이에 대해
삼강행실도 서 三綱行實圖序
효자(孝子)
민손이 홑옷을 입다 閔損單衣
자로가 쌀을 지다 子路負米
강혁의 큰 효성 江革巨孝
곽거가 아들을 땅에 묻다 郭巨埋子
원각이 아버지를 깨우치다 元覺警父
맹종이 대밭에서 울다 孟宗泣竹
왕상이 얼음을 깨고 물고기를 잡다 王祥剖氷
유검루가 아버지의 변을 맛보다 黔婁嘗糞
최누백이 호랑이를 사로잡다 婁伯捕虎
김자강이 산소에 엎드려 있다 自强伏塚
유석진이 손가락을 자르다 石珍斷指
윤은보가 까마귀를 감동시키다 殷保感烏
충신(忠臣)
용방이 죽음을 무릅쓰고 간하다 龍逢諫死
난성이 싸우다 죽다 欒成鬪死
소무가 절개를 세우다 蘇武杖節
주운이 난간을 부러뜨리다 朱雲折檻
환이가 죽기에 이르다 桓彛致死
장흥이 톱에 잘려 죽다 張興鋸死
악비가 진흙에 눕다 岳飛涅背
문천상이 뜻을 굽히지 않다 天祥不屈
박제상의 충렬 堤上忠烈
비령자가 적진으로 돌진하다 丕寧突進
정추와 이존오가 상소하다 鄭李上疏
정몽주가 운명하다 夢周隕命
길재가 끝까지 절개를 지키다 吉再抗節
김원계가 적진에 빠지다 原桂陷陣
열녀(烈女)
백희가 불에 타 죽다 伯姬逮火
기량식의 아내가 남편을 곡하다 殖妻哭夫
절개 있는 여인이 대신 죽다 節女代死
예종이 동탁에게 욕하다 禮宗罵卓
정의 부인이 목을 찔러 죽다 貞義刎死
이씨가 제비를 감동시키다 李氏感燕
숙영이 머리카락을 자르다 淑英斷髮
이씨가 옥에서 목을 매다 李氏縊獄
도미의 아내가 풀을 씹어 먹다 彌妻啖草
최씨가 성을 내며 욕을 하다 崔氏奮罵
열부가 강에 뛰어들다 烈婦入江
임씨가 발을 잘리다 林氏斷足
김씨가 호랑이를 사로잡다 金氏搏虎
김씨가 같은 구덩이에 묻히다 金氏同?
삼강행실 발 三綱行實跋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자로(子路)는 성이 중(仲)이고 이름은 유(由)다. 공자의 제자로, 어버이를 섬김에 지극히 효성스러웠다. 집이 가난하여 명아주와 콩잎을 먹으면서도 어버이를 위하여서는 백 리 밖에서도 쌀을 져다가 드렸다. 어버이가 돌아가신 뒤에 초나라에서 벼슬살이했는데, 따르는 수레가 백승(百乘)이나 되었고 곡식 만 종(鍾)을 녹(祿)으로 받았다. 방석을 여러 겹 깔고 앉으며, 솥을 늘어놓고 밥을 먹었다. 그러자 탄식하여 말하기를, “비록 명아주나 콩잎을 먹으면서도 어버이를 위해 쌀을 져다 드리고자 해도 이제는 할 수가 없다”라고 했다. 공자가 그 말을 듣고 “자로는 살아 계실 때에는 힘을 다하여 모시고, 돌아가신 뒤에는 어버이 생각만 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29쪽
백희(伯姬)는 노(魯)나라 선공(宣公)의 딸로, 송(宋)나라 공공(恭公)에게 시집을 갔다. 공공이 죽은 뒤에, 일찍이 밤에 불이 났는데 좌우에서 말하기를, “부인께서는 빨리 불을 피하십시오”라고 했다. 백희가 말하기를, “부인의 예의범절로는 보부(保傅)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밤에 마루를 내려가지 않는 것이다”라고 하며, 보부가 오기를 기다렸다. 보모(保母)는 왔으나, 부모(傅母)가 아직 오지 않았다. 좌우에서 또 말하기를, “부인께서는 빨리 불을 피하십시오”라고 하니, 백희가 말하기를, “부인의 예의범절로는 부모가 오지 않으면 밤에 마루를 내려가지 않는 법이다. 예의범절을 어겨 가면서 사느니 예의범절을 지키다 죽는 것이 낫다”라고 했다. 그리고는 마침내 불에 타서 죽었다.
-1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