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의 주요 특징은 연구의 상당 부분을 주관적인 판단이 가미되는 질적 분석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저자는 질적 분석 방법 중 관찰을 택해 휴대전화가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한다.
예를 들어 쇼핑객이나 행인으로 위장해 거리를 배회하면서 휴대전화 통화를 하는 사람을 발견하면 통화자에게 가까이 접근한다. 장소가 식료품 상점이라면 휴대전화 통화자를 발견하는 즉시 가능한 한 그 사람의 지근거리까지 접근해서 진열대 위에 놓인 토마토 통조림 라벨을 쳐다보는 시늉을 한다. 만약 지하철에서 휴대전화 통화자가 좌석에 앉아 있다면 그 근처 좌석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이러면서 휴대전화 통화자들이 공공장소에서 함께 있는 타인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나 신경을 쓰는가를 관찰한다.
과연 사람들은 휴대전화 통화에 몰입한 나머지 바로 옆에서 벌어지는 타인들의 행동에는 조금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통화에 몰입하는가, 아닌가?
관찰을 하는 동안 저자는 관찰 대상자로부터 “욕먹는 것을 결코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라고 고프먼이 한 말의 진정한 의미를 몸소 체험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켜야할 한계를 넘나들면서 연구 대상인 상황에 최대한 근접해야 하고, 또 그래야만 그 상황을 가장 풍부하게 그려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굳건히 사람들에게 접근했다.
200자평
휴대전화는 인간을 결속시키는가? 분리시키는가? 이 책은 이렇게 답한다. 휴대전화는 인간의 유대를 강화한다. 저자는 휴대전화로 매개되는 상호작용과 면대면 상호작용을 관찰하여, 휴대전화가 다양한 의례(ritual)를 활용한다는 것을 밝혀낸다. 에밀 뒤르켐, 어빙 고프먼, 랜덜 콜린스 등 저명한 사회학자의 논리를 인용해 휴대전화가 우리의 사회관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설명한다.
지은이
리치 링
노르웨이의 기간통신사업자인 텔레노르(Telenor)사 연구소 소속의 사회학자다. 미국 국적인 그는 콜로라도 주립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와이오밍 주립대학교에 재직하였다. 마셜 재단의 지원을 받아 노르웨이로 건너간 후 에너지와 첨단 테크놀로지가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 매진해 오고 있다. 1994년부터는 텔레노르 연구소에서 휴대전화를 비롯한 새로운 정보 테크놀로지가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들을 내놓고 있다. 『The Mobile Connection: The Cell Phone’s Impact on Society』 등의 저서와 다수의 관련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미 국내 언론학 분야의 휴대전화 연구자들 사이에는 저명한 연구자로, 국내에서 발표된 휴대전화 관련 논문에서 인용횟수가 단연 높은 여러 편의 논문을 저술했고, 국내에서 개최된 관련 심포지엄에 참석차 몇 차례 내한한 바 있다.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이 우리의 일상에 미치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 양상을 특유의 섬세한 관찰력으로 잡아내 이론화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옮긴이
배진한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과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주임연구원, KBS 연구위원, 인제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방문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박사과정 시절 컴퓨터매개커뮤니케이션이 인간커뮤니케이션 행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1995년 “컴퓨터매개커뮤니케이션이 대인 커뮤니케이션 채널 및 정보이용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박사학위 논문으로 결실을 맺었다. 2000년 이후로는 이러한 관심의 연장선에서 휴대전화를 비롯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이 초래하는 커뮤니케이션 지형의 변화양상을 밝히는 것으로 연구영역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한국인의 커뮤니케이션 가치관, 세대차 문제 등과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간의 관련성 및 모바일 이용 관련 비교문화연구 등에 집중하고 있다. “공간유형과 이용자 요인이 공적공간에서의 휴대전화 이용에 미치는 영향”(2011) 등 여러 편의 모바일 미디어 관련 논문이 있고, 역서로 『모바일 미디어와 새로운 인간관계 네트워크의 출현』(2009)이 있다.
차례
역자 서문
서문
감사의 글
1장 모바일 커뮤니케이션과 의례적 상호작용: 배관공이 나의 집에 들어서다
‘의례’라는 단어의 다양한 의미
휴대전화 관련 전 세계적 동향
이 책의 체제
이 책의 연구 방법
소결
2장 정보통신 테크놀로지, 사회적 추동력과 개인적 추동력 간의 긴장 관계
사회자본과 결속
개인주의화
매개적 상호작용 사회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 간의 균형
3장 의례적 상호작용과 사회적 결속: 에밀 뒤르켕의 견해
뒤르켕과 의례
거시적인 것에서 미시적인 것으로, 면대면 상황에서 매개적 상황으로
4장 일상 속의 의례적 상호작용: 어빙 고프만의 견해
의례에 대한 뒤르켕과 고프만의 시각 비교
분석 단위로서의 상황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으로서의 대인적 의례
토템
전화 통화의 연출
소결
5장 의례적 상호작용: 랜덜 콜린스의 견해
상호작용 의례 연쇄
‘면대면 상황’이라는 의례의 조건
실패한 의례
소결
6장 이벤트로서의 의례: 인간관계의 촉매
의례적 연대의 경과
의례와 관행의 경계
소결
7장 면대면 상호작용과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면대면 상황에서 ‘독자적 이용’ 대상으로서의 휴대전화
휴대전화와 면대면 상황
소결
8장 휴대전화와과 매개적 상호작용
휴대전화에 의해 매개된 의례
휴대전화에 의해 매개되는 의례적 상호작용의 여러 유형들
소결
9장 경계가 분명한 연대: 휴대전화와 친근한 영역에서의 결속
휴대전화와 소집단의 통합
휴대전화로 연계된 현존
소결
10장 사회적 결속을 다시 생각한다.
경계가 분명한 연대 : 집단 특유의 이데올로기의 발생과 유지
ICT와 사회적 지평의 확장
개인화, 공동체화 혹은 새로운 어떤 추세?
참고문헌
역자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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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Books 북Zine 2009년 9월 12일자 ‘한줄 읽기’